‘넌 내게서 절대 못 벗어나, 서은세.’
오만하고 아름다워 더욱 위험한 지배자, 거한그룹 후계자 권요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짜 여동생, 서은세가 성인이 되는 순간
번듯한 가면 아래 숨겨 왔던 욕망을 드러낸다.
“내가 왜 3년 내내 이 집에 그림자도 안 비쳤는지 알아?”
“…….”
“널 건드릴까 봐.”
“지금은 성년이 됐으니까 마음대로 건드리겠다… 이건가요?”
“너도 원해 왔잖아. 망가뜨려질 그 순간을. 그때를 내내 기다려 왔잖아.”
그렇게 시작된 두 남녀의 비밀스러운 관계.
하지만 이 아슬아슬한 관계의 한계를 조롱하듯
요한의 손끝에서 은세의 정략결혼이 추진된다.
“어디 한 군데가 부서져야 말을 들을까? 네가 결혼해도 우리 둘은 달라질 게 없어. 그동안 수없이 말했듯.”
“…나도 차라리 널 죽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
“은세야. 내가 죽어도, 아니, 죽어서도 놓지 않을 건 너야.”
비틀린 집착과 비상식적인 순간의 연속에서
모든 걸 수용하는 듯했던 은세는 뒤엉킨 조롱(鳥籠)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은세의 부재로 인해 단단하게 세워져 있던 요한의 세상에는 균열이 일기 시작하는데.
“감정이입은 금물인데… 잘못돼 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