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이나 가문의 안위를 위해 남자로 살아온 레미는 정략결혼을 피해 야반도주한 쌍둥이 여동생의 대타가 된다. 검은 가면을 쓴 리산더 플릭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긴 여정을 시작한 어느 날, 정체 모를 무리에게 습격을 받은 두 사람은 오두막에 칩거하며 가까워진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다시 습격을 받게 되고. 레미는 피를 본 후 폭주하는 리산더를 향해 손을 내미는데……. “여자가 필요하다면 그냥 날 안아요. 어차피 난 여자로 못 살아요. 그러니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요. 내가 온전히 여자로 살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라고 생각해줘요.” 나지막한 레미의 속삭임에 리산더가 낮게 신음했다. 폭주하는 힘을 이기지 못한 청록색 눈동자가 제 색을 잃고 붉게 물들었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힘겹게 이성의 끈을 부여잡았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실은 그 모든 걸 떠나 그냥 당신이 좋아요.” 덧붙여지는 말에 리산더의 이성이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비밀을 간직한 남자와 자신을 찾고 싶은 여자의 격정 로맨스 판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