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
그늘진 얼굴을 알아보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목소리를 들을 때부터 이미 알아차렸다.
남견우.
그 이름을 내뱉기도 전에 사내가 우악스럽게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그러는 넌. 그렇게 코빼기도 보이지 않다가 겨우 나타난 곳이 고작 우리 형 결혼식이야?”
“…….”
“너, 못됐어. 김세연. 너 진짜 못됐다고.”
“그럼 버려. 미친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하고 지워 버리면 그만이잖아.”
“맞아. 물려도 아주 거하게 물렸지. 넌 항상 내 걸 예쁘게 물었잖아.”
명백한 의도를 담은 엄지가 세연의 입술을 어루만졌다.
“입 벌려.”
가라앉은 시선이 집요하게 세연을 쫓았다.
세연은 본능적으로 두 다리를 오므리면서 몸을 뒤로 빼려다가
등 뒤에 닿는 벽에 급히 숨을 삼켰다.
애써 밀어내는 그녀를 비웃듯
견우의 얼굴이 불쑥 거리를 좁혀 왔다.
동시에 그의 손끝이 얄궂게 클리토리스를 꼬집었다.
“흣!”
애액이 왈칵 쏟아졌다.
세연은 흐릿했던 정신을 다잡으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견우의 품에 안긴 그녀의 몸이 급소를 물린 초식 동물처럼 파르르 떨렸다.
“하지 마.”
“젖지나 말고 그런 소리를 해. 내가 널 몰라?”
너, 젖었잖아.
그것도 아주 많이.
“다행이네. 김세연, 야해 빠진 건 변함없어서.”
* ‘밤, 밤의 여신, 성적 관계’를 의미하는 는
신영미디어의 19금 로맨스 브랜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