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를 좋아하는 그 앞에 진짜 ‘변수’가 되어 나타난 그녀, 이하진.
“저랑 하시죠, 결혼.”
거칠 것 없이 당돌한 그녀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왜 웃으시죠?”
“원래 잘 웃는 편이라.”
“어색해요.”
“……뭐?”
“지금 즐거운 거 아니잖아요.”
무언가로 세게 얻어맞은 듯 뒤통수가 얼얼해졌다.
그 순간 찰나지만 ‘진짜’ 얼굴을 드러낸 석원의 눈으로 아주 옅은 호선이 그려졌다.
“방금 즐거워졌어.”
하진은 그대로 석원의 입술에 제 입술을 마주 댔다.
“그럼 계약하는 걸로 알게요.”
그렇게 시작되었다.
1년의 유예 기간을 둔, 그들만의 타임아웃이.
유재희
Time flies.
▶ 출간작
「루머」
「짙은 갈증」
「짙은 중독」
「짙은 새벽」
「본색」
「늑대의 요람」
「블랙아웃」
「트리거(Tri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