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려고?”
“…….”
“죽을 생각이면 말하라고, 피해 줄 테니.”
한겨울, 방파제.
이 야심한 밤에 이 꼴로 혼자 있는 제가 미친년처럼 보이겠지만.
“죽으러 온 건 아니에요. 단지…….”
“변명은 됐고. 너 나랑 자고 싶어?”
“네?”
“발정 난 암캐처럼 들이대는 게. 박히고 싶어 미치겠다는 표정이라서.”
사랑하는 남자와 첫 경험을 갖는다면 그보다 좋은 건 없겠지.
하지만 그건 이 섬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몸 파는 여인의 딸, 평생 빚이나 갚고 살아야 하는 여자를
순수하게 사랑해 줄 남자는 여기 없으니까.
“당신과 자고 싶은 게.”
“…….”
“맞나 봐요.”
난나는 남자를 붙잡고 싶었다. 그것도 절실하게.
썩은 동아줄인지, 황금 동아줄인지도 모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