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린 여자, 강여리.
“당신 도움 따위 필요 없어. 그러니까 내 눈앞에서 꺼져.”
“은혁 씨…….”
“왜? 안아 줘? 섹스를 원해?”
“이러지 말아요. 왜 그렇게 못되게 말을 해요?”
그를 사랑했지만, 그녀에게 남은 건 상처뿐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떠나버린 그녀를, 그는 놓을 수가 없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여리는 그 자리에서 얼어 버렸다.
짙게 가라앉은 그의 눈동자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한쪽 입매를 끌어 올리며 낮게 중얼거리듯 말을 토해 냈다.
“드디어 찾았군.”
일 년에 한 번, 다시 찾아오는 크리스마스처럼,
그들에게도 다시금 따듯한 사랑이 올까?
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