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해라는 정다훈을 사랑했다. 남매로 자라 오빠, 동생, 동기 같았던 그를. 정다훈 또한 장해라를 사랑했다. 남매로 자랐고 지금은 그의 매니저인 그녀를. 그러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도 전에 닥친 불행. 끝인 줄 알았던 죽음과 함께 새로운 시작이 열렸다. “어머나, 정신이 들었어요?” ‘보면 모르시나.’ 저도 모르게 이죽거림이 새어 나올까 봐 해라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한재아 씨, 정신이 드세요?” 눈이 있으니, 보면 몰라? 정신이야 들……. 뭐, 한재아? 이 사람 지금 뭐라는 거야? 해라는 고개를 흔들었다. “난…….” 목소리가 채 나가기도 전에 천장이 휭 돌았다. “한재아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