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설법, 자연이 쓴 경전을 읽다

· 판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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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생활 20년 한국판 『월든』

“세상은 거대한 도서관이고 하늘, 땅, 물, 바람, 나무…는 책이다.”


“자연은 최고의 경전”

낮은 마음으로 옮겨 적는 자연의 살림과 말씀


20년 넘게 숲속에서 살아온 농부 작가 최성현이 자연에서 배운 가르침들을 일상의 언어로 전하는 에세이 『무정설법, 자연이 쓴 경전을 읽다』가 판미동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무정(無情)은 ‘마음을 가진 살아 있는 중생’인 불교 용어 ‘유정(有情)’에 반대되는 말로, 무정설법(無情說法)이란 곧 감정이 없는 산하대지를 비롯하여 하늘, 바위, 바다 등이 설법을 한다는 뜻이다. 나무, 풀, 동물, 벌레 등 천지만물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쉼 없이 일러주고 있으니, 그 말씀을 ‘마음의 귀’를 열고 잘 듣고 새겨야 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자연의 가르침을 따르며 생명을 해치지 않고 농사짓는 자연농법을 30년 넘게 실천해 왔다. 자연농법이란 관행농법이나 유기농법과는 달리, 논밭을 갈지 않고, 농약으로 벌레를 죽이지 않으며, 비료도 주지 않고 제초도 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 짓는 농사법이다. 이 책에는 오랜 기간 자연의 순리를 체득하여 살아온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나날의 기록이 꾸밈없이 담겨 있다. 자연에서 얻은 지혜뿐 아니라, 인간 중심에서 자연 중심으로의 생태주의적 관점 전환, 이 시대에 꼭 새겨들어야 할 인류와 자연의 공존에 대한 메시지까지 모두 담긴 책이다.



씨앗은 말한다 “너는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사서삼경보다 귀한 천지만물의 지혜


저자는 “자연이 성경이나 불경, 사서삼경보다 더욱 귀한 경전”이라고 말한다. 우주가 처음이자 끝이라는 뜻에서 본래 경전이며, 노자, 석가모니, 예수, 공자, 마호메트 등이 만든 경전은 이 본래 경전을 베껴 적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은 인디언 전통에서도 발견되는데, “세상은 거대한 도서관이며 돌, 나뭇잎, 풀, 실개천, 새, 들짐승…… 등은 책이다.”(테톤 수족 인디언 ‘서 있는 곰’) “우리는 바람과 비와 별들의 말을 듣습니다. 우리에게 세상은 펼쳐져 있는 성경입니다. 우리는 수백만 년 동안이나 그것을 읽으며 공부하고 있습니다.”(라코타족 인디언 ‘위대한 붉은 사람’)와 같은 말들이 그것이다. 동양 전통의 ‘무정설법’과 같은 맥락에 있는 가르침이다.


이처럼 이 책 곳곳에는 인간의 경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연의 말씀들이 보물처럼 담겨 있다. 손안의 씨앗에게서 “너는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어.”라는 희망의 말씀을 듣는가 하면, 한겨울에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보며 “괜찮다! 괜찮다!”는 위로의 말씀을 듣는다. ‘다 내주어도 돌려주는’ 하늘의 설법과 ‘받아들여 살려내는’ 땅의 설법을 들으며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를 새롭게 발견하고, ‘세상의 장벽을 쉬지 않고 지우는’ 풀의 설법과 ‘바람이 불면 맞서지 않다가도 멈추면 제 길을 가는’ 나무의 설법을 들으며 우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애벌레에서 나비로!”

지구를 갉아먹지 않는 인류의 길


저자 최성현은 우리나라 자연농의 선구자다. 자연농법을 창시한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을 비롯해 많은 자연농 책들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고, 그 스스로도 30년이 넘게 자연농법으로 자급자족 규모의 논밭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자연농법의 원칙은 땅을 갈지 않고(무경운), 비료를 쓰지 않으며(무비료), 농약을 쓰지 않고(무농약), 제초를 하지 않는(무제초) 것이다. 땅의 침식과 황폐화를 막고, 미생물과 벌레로 이어지는 자연의 먹이사슬과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기에 인간에게도 자연에도 이로운 농사법이다.


인간이 자연과 맺어 온 전통적인 관계를 반성하며 새로운 농법을 실천하는 자연농법처럼, 이 책에는 새롭고 대안적인 통찰로 가득하다. “애벌레에서 나비로!” 즉 ‘호모 파필리오’ 개념이 대표적이다. 파필리오(papílĭo)는 라틴어로 ‘나비’라는 뜻인데, 인류가 나뭇잎을 뜯어 먹기만 하는 애벌레처럼 살아서는 안되며, 꽃과 나무를 번성하게 하는 나비와 같은 존재로 깨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비바 파필리오」) 또한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을 지적하며, 쌀이 아닌 밤을 주곡식으로 삼았던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숲을 늘리는 동시에 인간의 먹거리 문제도 해결하는 ‘밥을 주는 숲’을 제시하기도 한다.(「꿀벌의 질문」)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로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이 책에서 전하는 자연의 말씀을 읽으며 인류가 앞으로 나갈 길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About the author

‘개구리’라는 아호를 쓰고 있다.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뜻이다. 20대 후반에 자연농법을 만나 인류가 갇혀 있는 거대한 우물을 보는 경험을 황홀하고도 강렬하게 하며 인간 편에서 자연 편으로 건너온다. 30대 초반에 귀농, 그 뒤로 30년이 넘게 자연농법으로 자급자족 규모의 논밭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글과 번역, 그리고 ‘자연농 교실’ 등으로 자연농법의 세계를 알리는 데 힘을 쏟는 한편, 하루 한 통의 손글씨 엽서로 자연생활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짚 한 오라기의 혁명』 『자연농법』 『자연농 교실』 『신비한 밭에 서서』 『어제를 향해 걷다』 『나는 숲으로 물러난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공역)』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 『돈이 필요 없는 나라』 『나무에게 배운다』 『여기에 사는 즐거움』과 같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그래서 산에 산다』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 『오래 봐야 보이는 것들』 『좁쌀 한 알』 『시코쿠를 걷다』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와 같은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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