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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만 남는 죽음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길. 친구들과 노는 것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삶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토론을 할 때도 이태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고. 친구들과 그 나이에 맞게 놀고, 여행도 다니고. 적당한 나이가 되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알콩달콩 살다 귀여운 아이 둘 낳아서 정말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그런 삶이 자신에게 주어진다면 꼭 그렇게 살아보겠다고. 그런데... “이틀 전 아주 후미진 골목에서 당신을 건져온 사람입니다.” “여긴 어딥니까?” “내 병원이요.” “병원?” “네. 동물병원요.” 이태의 눈빛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굳어졌다. 그런 이태의 변화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지선의 동공에 즐거운 듯한 빛이 살짝 깃들였다. ‘재미있긴 하네.’ 집안을 버릴수 없는 여자 이태와 집안을 버린 남자 지선. “목숨을 구해주셨으니 어떤 거라도 다 들어드리겠습니다.” “어떤 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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