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에는 이음경증, 부도덕한 관계, 임신 중 행위 등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묘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입주 도우미만 된다면 동생 수술비뿐만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대 준다는, 유운 자동차 회사의 손녀 이서경이 내건 수상할 만큼의 큰 호의. “열심히, 우리 맘에 들게 일해 준다는 조건이 붙는 거 못 봤어요?” 내키지 않았지만, 월세도 내기 빠듯한 마당에 거절할 수는 없었다. 나예는, 그 부부가 사는 저택에 입주 도우미로 들어가게 된다. “불러 봐요. 이하 씨.” ‘남편 말을 잘 들어야 해. 그이가 시키는 건 뭐든지 해야 한다고. 알았어?’ 그리고 그곳에서 고용주의 남편으로 만난 남자는, 이상하리만치 가깝게 다가오는데……. *** “어제 말했는데, 내가 하고 싶은 거.” 그녀의 심장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만져 보고 싶어요. 이걸 빨면 어떤 느낌일까. 나예 씨 살은 달까요, 짤까요. 그는 어제 그녀의 몸을 맛보고 싶어 했다. 어둑한 시선으로 내려다보면서 자신을 마음에 둔 사람처럼 대했다. 그가 그녀의 귓불을 만지작거리며 더운 숨을 얕게 흘렸다. “하게 해 줄 거예요?” 나예는 자꾸 달아오르는 감각을 외면하며 고민에 빠졌다. 이건 분명 비정상인데도 그의 손길이 싫지 않았다. 아니, 그다음은 무엇인지 알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그를 뿌리치지 못했다. 사실 자신은, 그들 부부만 이상하고 저는 정숙한 척 말로만 따지고 탓했다.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뜬 그녀가 간신히 입술을 뗐다. “저희…… 무슨 사이예요?” 그가 들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작은 음성이었다. 그러나 그는 되묻지 않았다. 확실히 들었다는 듯 까맣게 빛나는 동공이 그녀를 짓눌렀다. “서로, 하고 싶은 사이?” 그녀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그는 대놓고 노골적으로 대답했다. 커다란 손바닥이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감쌌다. “그게…… 가능해요?” 미친 게 확실했다. 아무리 감정이 흔들린다고 한들 그런 걸 물으면 어쩌자는 걸까.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아끼는 듯 다정하게 바라보는 남자 앞에서 단칼에 안 된다고 하지 못했다. 그의 시선이 더 짙어졌다. “나예 씨가 원하면.” * 가벼운 하룻밤의 즐거움, 고수위 단편 레이블 아모르입니다. 아찔하고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작가님들의 투고를 기다립니다. tugo@epyr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