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에 빠져

· 에피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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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íður

Um þessa rafbók

“왜 나랑 결혼하려고 하는 겁니까?” “돈이 필요해서요.” 다른 여자들이라면 돌려 말을 할 법도 한데 차아린, 그녀는 직설적이었다. 그게 마음에 들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었다. 그런 그녀의 당돌한 면이, 결혼 생각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던 성도윤, 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하으, 자, 잠깐만, 흐응……, 으, 읏!” 지독한 감각이 두 다리 사이에서 일었다. 손가락이 좁은 구멍을 집요하게 비집고 들어올 때마다 아릿한 통증과 함께 상상할 수 없는 쾌감이 그녀의 전신을 휘감았다.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그의 손목을 쥔 채 고개를 흔들었지만 그는 자비라고는 없는 사람처럼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리저리 구멍을 넓히며 들어온 손가락 하나가 이윽고 내밀한 속살을 부드럽게 훑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아린의 몸이 저절로 떨렸다. 그가 귓불을 깨문 채 속삭였다. “아린 씨, 잘 젖는 편인 것 같아. 이 안에 흠뻑 젖었거든.” “흐읏!” 사실을 말해 준 건데, 그 말이 너무 야해 아린은 얼굴을 붉히며 신음을 흘렸다. “안에 젖은 거 확인해 줄까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가 갑자기 그녀의 안에 깊이 박아 넣은 손가락을 빼내더니 아린의 앞에서 엄지와 검지를 붙였다 떼어 내었다. 손가락이 떨어지자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실처럼 늘어났다. “보여요? 아린 씨가 싼 거. 그런데 내 그게 안에 박히려면 조금 더 싸야 될 것 같은데.” 아린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멍한 시선으로 욕정에 들뜬 그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를 지경이었다. 전혀 다른 세상 속에 떨어진 것만 같았다.

Einkunnir og umsagn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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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 höfundinn

연민정(레드퀸)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줄의 글을 쓰고 싶은 타락한 영혼의 소유자. ◆ 출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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