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 좋은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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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돋이가 지나 억만은 윤만중과 택시에 얹혀 고향 초입에 들어섰다. 신작로는 아스팔트로 포장이 잘 되어 있었고 노란 주황 선이 산뜻하게 그어져 있었다. 마당거리 숲은 더욱 우거져 옛 추억을 상기시켜 주었다. 두 사람은 마을 뒤 사거리에서 내렸다. 징용자들을 모집해 가던 트럭이 멈춰 서 있던 자리이다. 대리 징용을 떠나면서 고향산천을 휘둘러보던 청년은 온데간데없고 호호백발 등꼬부리 늙은이들만 달빛에 젖은 사위를 둘러보며 회한에 젖어 있다. 억만이 살던 집은 기와집으로 바뀌어 있었다. 윤만중이 시멘트로 포장된 실골목을 따라 도랑가로 간다. 그 뒤를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호위병처럼 따라가고 있다. 어둠 속으로 윤만중의 중절모가 동실동실 떠가는 것을 보고 억만은 지팡이 걸음으로 반쯤 열린 철 대문 앞에 서서 “이, 임자! 이, 임자! 내 와, 왔소!”하고 연풍댁을 힘없이 불렀다. -본문 중에서

About the author

충청북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청년기에 부산으로 내려와 뿌리를 내림. 198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에 얼굴을 내민 뒤 제5회 문학동네 장편동화, 제3회 건국대 장편동화 공모에 당선됨. 『죽음의 계곡』, 『인어가 된 파랑이』, 『꿈꾸는 보석가게』, 『황금불상을 찾아라』, 『소년 일지매』(전3권), 『동백섬에 뜨는 별』, 『아프리카 새깜디』, 『UFO를 따라간 외계인』을 비롯해 근작으로 『마법에 걸린 아이』가 있으며 현재는 부산 개림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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