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넘어서야 그가 들어왔다. 그에게서는 진한 술 냄새가 풍겼다. 가영은 비틀거리며 들어오는 그를 부축했다. 그의 팔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자 가영은 움찔했다. 그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 위에 눕혔다. 흐트러진 모습으로 누워있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데 감겨 있던 눈이 떠지자 가영은 얼른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그녀의 손을 붙들더니 확 잡아끌어 입술을 부딪쳤다. 그녀가 누군지 모르는 걸까? 술에 취한 남자의 키스를 거부해야 했지만, 가영은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그는 허락의 의미로 알아들은 듯 그녀를 침대로 잡아 끌어당기며 더 깊게 입술을 삼켜 물었다. 그의 입에서 나는 진한 술 냄새 때문이지 아니면 그의 키스 때문인지, 가영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경준과 했던 키스와는 너무나 달랐다. 뜨겁고 화끈거리고 아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