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 포르투나
ای بک
26
صفحات

اس ای بک کے بارے میں

주인아씨는 행랑어멈 때문에 속이 썩을 대로 썩었다. 나가라 하자니 그것이 고분고분 나갈 것도 아니거니와 그렇다고 두고 보자니 괘씸스러운 것이 하루가 다 민망하다. 어멈의 버릇은 서방님이 버려놓은 것이 분명하였다. 아씨는 아직 이불 속에 들어 있는 남편 앞에 도사리고 앉아서는 아침마다 졸랐다. 왜냐면 아침때가 아니고는 늘 난봉 피우러 쏘다니는 남편을 언제 한번 조용히 대해볼 기회가 없었다. 그나마도 어제 밤이 새도록 취한 술이 미처 깨질 못하여 얼굴이 벌거니 늘어진 사람을 흔들며 “여보! 자우? 벌써 열 점 반이 넘었수. 기운 좀 채리우.” 하고 말을 붙이는 것은 그리 정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면 서방님은 그 속이 무엇임을 지레 채고 눈 하나 떠보려 하지 않았다. 물론 술에 곯아서 못 들을 적도 태반이지만 간혹 가다간 듣지 않을 수 없을 만한 그렇게 큰 음성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못 들은 척하였다. 이렇게 되면 아내는 제물에 더 약이 올라서 이번에도 설마 하고는 “아니 여보! 일을 저질러놨으면 당신이 어떻게 처칠 하든지 해야지 않소?” “글쎄 관둬, 다 듣기 싫으니.” 하고 그제야 어리눅는 소리로 눈살을 찌푸리다가 “듣기 싫으면 어떡허우. 그 꼴은 눈허리가 시어서 두구 볼 수가 없으니 일이나 허면 했지 그래 쥔을 손아귀에 넣고 휘두르려는 이따위 행랑것두 있단 말이유?” “글쎄 듣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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