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부탁은 일체 하지 않았으며, 존경할 만큼 능력도 있었다.
그에게서는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까지 흘렀다.
태생 자체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분명 그랬는데.
“당신이 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어머니는 더 좋은 조건에서 치료를 받으실 수 있을 거야. 치료비 따윈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부하직원의 모친이 아닌, 여자친구의 모친이 되는 거니까.”
그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아니, 어쩌면 유혹일지도.
관계를 멋대로 시작하려는 한주호 앞에서 아름은 고민했다.
하지만 다음 답을 내놓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끝은 내가 내게 해 주세요.”
“절대 끝내고 싶지 않을걸?”
한주호는 약탈자였다.
가진 것 없는 강아름의 마지막 마음까지 강탈해 버리는.
그는 단숨에 아름을 정복했다.
그것도 폭력과 완력이 아닌 다정한 말과 행동으로.
그래서 그에게 더 속절없이 빠져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주호는 완벽한 남자였다.
“사무실에서 처음으로 당신을 안을 수야 없지.”
그녀의 인생에 다시없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