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종친으로 살아가던 진령군에게 역모 제의가 들어 왔다.
하지만 골치 아픈 일에 얽히는 건 딱 질색.
진령군은 그대로 달아나 버리고, 그렇게 도망친 산골에서 묘한 여인과 마주치게 된다.
“지나가는 과객인데 목이 말라 물 한 잔 청하러 왔소.”
“한 냥이어요. 제가 사는 곳은 물이 귀한 까닭에, 이 정도는 받아야겠어요.”
“아니, 모르는 이가 밥 한 끼를 청해도 그냥 내주는 게 이 나라 인심이거늘 어찌 이리 박하게 구는 것이오?”
“공으로 자시고 싶거든 저 읍내로 돌아가서 물을 청하시든가요.”
물 한 잔도 또박또박 돈 받아 가는 야멸친 여인.
하지만 숨을 곳은 여기뿐, 야무진 사냥꾼 처자와 도망의 달인 진령군의 묘한 동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