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사람.
준우가 보는 소은은 이상한 사람이었다.
아닌 척하면서 티 안 나게 사무실 막내를 예뻐하고
평소엔 가만히 있다가 아니다 싶은 일엔 가시를 세우는,
오죽하면 별명이 얼음 마녀인 이소은 대리.
하지만 블라인드 너머로 보이는 그녀는 달랐다.
파티션 위로 언뜻언뜻 나타나는 동그란 이마가
맘에 안 드는 일이 있을 때마다 꼭 깨물리는 붉은 입술이
고개를 젖히면 드러나는 부드러운 목선이
자꾸만 그에게 다른 걸 말했다.
그렇게 소은을 관찰하는 동안 봄이 왔다.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그의 어깨 위로
꽃잎이 톡, 떨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도
꽃잎이 톡, 떨어진다.
“매일 이 방에서, 블라인드 너머로 당신을 봤어.”
* ‘밤, 밤의 여신, 성적 관계’를 의미하는 는
신영미디어의 19금 로맨스 브랜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