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후, 처참하게 이혼하고 돌아온 그녀 앞에 그녀가 잊으려 했던 첫사랑이 다시 나타났다.
***
“…사랑?”
얼어붙은 입술이 겨우 그 단어를 꺼내 놓는다.
“그래, 사랑.”
타오르는 눈길이 그녀를 쏘아보고 있었다.
“잘도 그런 말을 지껄였지, 네가.”
유정은 미칠 것 같아 주먹을 꽉 쥐었다. 뭐라도 말을 해야 하는데 머릿속이 하얘지는 기분이었다.
그는 분명 잠들어 있었다. 밤새 그녀를 탐하던 손길이 가라앉고, 창밖으로 희뿌연 새벽이 돌아올 때였다.
한참이나 엎드린 채 그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때는 약간 길었던 머리카락과 아무 말 없이 잠들어 있으면 평소의 무뚝뚝함이 사라지고 몹시도 사랑스럽던 얼굴.
곧 떠나 버릴 얼굴, 다시는 보지 못할 얼굴.
…사랑해요.
죽어도 이 말을 해 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속삭였던 그 말을. ‘미안해. 정말 미안해요.’라는 말과 뭉개져 버렸던 그 말을, 진욱이 들었단 말인가.
저자 - 라벤더블루
진짜 사랑을 알고 싶고 꿈꾸는 작가입니다.
〈출간작〉
이혼 통보. 연성의 귀부인. 백야의 하늘 아래. 나의 바리. 그 남자의 완벽한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