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지?” “무슨 짓이냐고?” “젠장…… 그래.” “보면 모르겠어? 오늘부터 네 전용 하녀 하려고.” 기적처럼 두 사람의 사이를 인정받고 함께 유학을 떠난 진이한과 차희주. 그 뒤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아니, 불행하게도 현실은 동화와 달랐다. 도련님 진이한에게 좀 더 당당하고 동등한 동반자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자신을 받아들여 준 진 이사장에 대한 고마움에 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도련님을 질리게 하고, 떠나가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와 멀어지고 나서야 얼마나 그를 사랑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 희주는, 이제 자신이 먼저 그에게 다가서기로 마음먹는다. 다시 한 번 도련님의 ‘전용 하녀’가 되어. 안하무인에 독불장군, 싸가지 대마왕이지만 사랑하는 차희주에게만은 너무나 멋진 도련님, 진이한. 그의 사랑을 되찾기 위한 희주의 은밀한 유혹이 시작된다! [본문 내용 중에서] “말해, 누구한테 이런 거 배웠어?” “뭐……?” “누구한테 이렇게 남자를 자극하는 방법을 배웠냐고!” “…….” “후후, 나연인가? 그렇게 안 봤는데 깜찍하네.” 뜨겁게 달아오른 남자의 몸이 겹쳐지자, 단단함과 함께 아찔한 그의 무게가 느껴지자 눈앞이 열기로 뿌옇게 흐려져 도대체 뭐가 뭔지, 상황 파악이 잘 안 된 희주는 나연이 아니라고 말조차 할 수가 없었다. 유혹하려고 하긴 했지만 정말 나연의 말대로 되어 버리자 너무 놀라서 제대로 대응할 수가 없었다. “말해.” “뭘……?” “예전의 차희주로 돌아가겠다고. 이딴 옷 당장 다 내버리겠다고!”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독한 질투를 내보이는 그의 모습에 여체가 기쁨으로 떨린다는 것이었다. 마치 깊은 터널의 끝에서 언제 보일지 모르는 광명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본능적으로 ‘진이한, 그를 더 자극해야겠다.’고 깨닫는 그녀였다. 그래서 그를 도발하기 위해 입술을 떼는 희주였다. 싫다고……. “싫어.” “하…… 뭐?” “나연이가 귀국 선물로 사준 옷들이야. 절대 버릴 수 없어.” 억지를 부렸다. 그를 자극하기 위해 그럴싸한 변명을 말하는 그녀의 머릿속이 정신없이 바삐 움직였다. “젠장, 그럼 이런 옷들을 계속해서 입겠다는 거야?” “그래, 그럴 거야.” 지독히도 낮게 새어 나오는 협박의 말에도 희주는 굳게 저항했다. 그러자 그녀를 더 짓누르는 그의 무게와 옴짝달싹할 수 없게 그녀의 양 손목을 잡아채는 그의 팔……. 잔혹하리만큼 강제적인 압력이 오싹하게도 조여 왔지만 희주의 육체는 전혀 다른 의미로 오소소 소름 돋고 있었다. 아, 좋아서…… 너무너무 기뻐서……. 얼마나 원했던 열기와 감촉인지 닿고서야 절실히 깨닫는 그녀였다. 뺨에 와 닿은 그의 습기가 감질나게 짜릿해 미치겠는 희주였다. “지금 내 말을 듣지 않겠다, 이거지!” “그래…….” “…….” 잔인하게 노려보는 눈빛에 정말 마치 팜므파탈이라도 된 듯 희주는 사악하게 속삭이고 있었다. “왜냐면 아직 본부장님과 전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예전 관계면 모르겠지만…….” “후, 아무 사이도 아니다?” “네, 아직까지는.” “훗, 그럼, 어쩔 수 없군. 내 명령에 따를 때까지 벌을 줘야겠군.” 정색하며 갑자기 존칭으로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참을 수 없다는 듯 결국 폭발하고 만 그였다. ‘그래, 진이한, 내게 벌을 줘. 그 짜릿한 너만의 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