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씨 집안의 둘째로, KJ 제약회사 능력 있는 팀장으로 애인까지 있어 삶이 완벽한 30살 오늘. 하지만 3주년 기념일에 애인에게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고 저질러서는 안 될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도 술김에 무려 2년간 진행해온 프로젝트를 말아 먹었다. 머피의 법칙마냥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로 부임해온 소장에게 못 볼 꼴마저 보이고 처음부터 찍히고 마는데…. (본문 내용 중) “아, 이름이 오늘…. 특이하군요.” 오늘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손을 떼려 했다. 하준은 옆 사람에게 가기 전 나지막하게 속삭이듯 말하고는 옆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뜩이나 본사에서 기대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이끄는 팀장님이라니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오 팀장님.” 휘어지는 눈매와 반대로 차가운 눈빛은 마치 ‘나는 너의 모든 걸 알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불과 한 시간 전 직원 휴게소에서 못 볼 꼴을 다 보였으니 할 말 다 했다 싶다. 전날 술을 얼마나 마셨던지 머리는 산발에, 블라우스 단추는 가슴골이 보이는 곳까지 풀어져 있었고, 새하얀 허벅지가 훤히 보이는 미니스커트에 올 나간 스타킹까지 화장실 거울 속 오늘은 평소 자신이 아니었다. 정신 나간 여자 딱 그 모습이었다. 이 순간 모든 원흉의 책임자인 남자친구 동하가 원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