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中 - *신소원* “내가 이곳에서 믿고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당신 하나인데, 당신이 날 가지고 놀다가 버리면 낯선 이곳에서 난 어떡하라고?” 사람 마음 설레게 하고 또 혼자 설레발 치게 만들고는 내뺄까 봐, 그래서 저 혼자 또 쪽팔릴까 봐 튕겨버렸다. *주일천* “그대가 보고 있는 난 세상을 속이기 위한 아니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가짜다. 내 진짜 신분을 찾고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복수를 꿈꾸며 살았지. 십 년이 흐르는 시간 동안 차갑게 죽어버린 심장으로 살던 난 오로지 복수만을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대가 죽어버린 내 심장을 다시 깨웠다. 그저 지금처럼 지내다가 해야 할 일을 하고 나면 남은 인생은 홀로 살 생각이었지. 한데 그런 내 삶 속에 끼어들어 신경을 거슬리게 한 건 그대야.” *야왕* 길성을 손에 넣었으니 이제야 모든 것이 제것이 된 것만 같다. “짐이 말하지 않았더냐? 볼품없는 모습으로 짐을 맞이한다면 시중들던 것들의 목을 네 앞에서 벤다고 하였다. 또한 봉운궁을 벗어난다면 그곳에 오직 너 하나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도 했지 아마?” *미교 공주* 천한 것보다도 못한 그 생활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살고 싶어서 그랬나이다. 또 다시 미천한 백성과 같은… 버러지와 같은 삶을 살기 싫어서 그래서 죽을힘을 다해 제 것을 지키고 싶어서 그랬나이다. 본디 황후의 자리는 제 것이었지 않았나이까? 제 것인 줄 알고 왔건만 제 것이 아님에 분하고 서러웠나이다. 그래도 폐하의 정애만 있다면 참을 수 있었을 것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