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율은 이상하다. 3년 내내 나를 피해 다니며 무시하더니. “남태웅, 나 너 좋아해. 사귀자.” 불쑥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 네게 고백받던 겨울날. 추위에 꽁꽁 얼어 발개진 얼굴이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홀딱 반해 버렸는데……. “우리 헤어져.” 이제 매일같이 헤어지자고 한다. 처음엔 네가 나만 무시하는 게 신경 쓰였다. 그런데 그게 나중에는 허전함과 그리움이 되었고, “나 내일 멀리 떠나.” “얼마나 멀리?” “아주 멀리. 너 이제 못 봐. 진짜야.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어.” 이젠 네가 너무 예뻐서 죽을 것 같다. “내 말 들었어?” “응, 들었어.” “반응 좀 해 봐. 민망하게.” “너 오늘 되게 예쁘다.” 권도율, 불쌍해서 어떡하냐. 어쩌다 나 같은 찰거머리 새끼를 만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