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약혼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고백이 아니라 파혼 요구였다.
하지만 마음이 심란한 것도 잠시, 결국 9년간의 약혼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마물 출현으로 또다시 출정길에 오르게 됐다.
늘 출정을 함께했던 무시무시한 안투스 록벨리온 공작과.
* * *
“고백은 고백이고, 저는 공작님에게 애칭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제가 자꾸 깜박하는군요. 어제 애칭으로 불려도 막지 않으시길래 불러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영애가 저 때문에 혼삿길도 막히고, 사람들한테 오해받고……. 제가 책임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요망하게 미소 짓는 안투스는 이번에도 결코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아니 근데 이 남자, 언제는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더니
왜 갑자기 이렇게 능청스러워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