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실록』 속 선조의 진면모를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이순신이라는 명장을 그 자리에 배치한 것도 선조의 몫이었고, 왜란의 위기를 외세를 이용해 극복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도 바로 그였음을 알려준다. 또 왜란의 극복에는 ‘자기중심을 지킨’ 이순신뿐만 아니라 ‘리더의 명(命)에 충직한’ 원균이 있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조선의 국왕 27명 중 영조 다음으로 긴 38자의 존호를 받은 선조. 그리고 조종(祖宗)과 관련해서 나라에 큰 공이 있을 때 선택한 조(祖)를 묘호로 받은 국왕. 왕위는 꿈에서도 바랄 수 없던 후궁의 자손으로 태어나 조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재들을 곁에 두고 가장 혹독한 국가적 위기로 사투를 벌이면서도, 장장 41년 동안 최고 통치자의 자리를 지켜낸 이유는 바로 여기 있다. 역사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과 반성이 전제될 때, 비로소 우리는 전환점을 맞은 조선도, 비운의 영명 군주 선조의 온전한 실체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나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 철학과 석사 및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중앙일보》의 《뉴스위크》와 《문화일보》를 거쳐 1994년부터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다. 2002~2003년에 논설위원을 지낸 후 현재 문화부 기자로 출판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저서로는 『세종, 그가 바로 조선이다』 『거대한 생애 이승만 90년`』 등의 리더십 연구서와 『한국은 난민촌인가』를 비롯한 사회비평서 여러 권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해석학이란 무엇인가』 『역사의 의미』 『여성 철학자』 등 역사와 철학 분야를 아울러 20여 권이 있다. 지금은 실록을 바탕으로 한 조선 군주의 리더십 탐구에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