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살 집을 부탁했는데, 전세금이 부족해 셰어하우스를 구했단다. 그런데 어째 신혼집에서 동거를 하는 묘한 기분이 들까? 거기다 베일에 싸인 하우스메이트의 음식 취향이 나랑 꼭 같다. 꼭 자신의 식생활을 소상히 꿰고 있는 사람처럼. 으잉? 근데 하우스메이트가 나, 남자였다고? 그것도 백상우? 나 지금 꿈 꿔? 뭐야, 이 생뚱맞은 출현은? “서, 선배. 선배가 여긴 어떻게……?” “이런 우연이.” 우연? 이게 단지 우연이라고? “집을 셰어할 사람을 구한 게 너였구나?” 이 남자, 연기 쪽이 취향이었나? 대체 2년 전과 확연히 다른 이 능청맞음은 또 뭐냐고? 하아, 이 남자의 뭘 믿고 이분들이? 우와, 완전 날 팔아넘긴 수준인데, 조부모들이 어떻게 나에게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