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것 참 탐스럽구나.” 보는 사람의 양 뺨을 후려치는 외모, 이마로 살짝 흘러내린 앞머리에 차디찬 미소까지. 그러나 마음을 잡아끄는 건 단연 완벽한 저 가슴! “저 넓은 가슴에 손 한번 대봤으면 좋겠다.” 아니면 그의 넥타이라도 입에 물어봤으면. 남자 가슴에 남다른 페티시가 있는 여자, 전유미. 그녀는 한눈에 봐도 신입임을 눈치챌 수 있을 만큼 어리숙해 보였다. 짤따랗게 자른 단발머리나 멍하니 벌어진 입술이 그 증거였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다른 이들처럼 존경이나 동경 따위가 아니었다. “어디를 보는 겁니까?” 어찌나 강렬한 눈빛인지, 하마터면 제 가슴을 내려다볼 뻔했다. 하늘이 내린 가슴을 소유한 남자, 장준혁. 가슴 페티시가 있는 유미와 가슴이 멋진 사장 준혁이 만나 벌어지는 엉뚱발랄 로맨틱 코미디. *** [회장님이 디자인 확인하고 퇴근하시겠다는데 언제 됩니까?] 준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디자인을 상부로 올려야 하는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다. 머릿속으로 시간 계산을 해보던 그는 결국 제가 서둘러야 할 때임을 인정했다. 준혁은 그에게 ‘십 분 후’라는 답장을 보내고 목을 채우고 있던 단추를 푸르며 입을 열었다. “시간이 없으니 피팅부터 합시다.” “예?!” 그러자 줄자를 이곳저곳에 대고 비교하던 유미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돌아보았다. “그것만큼 빠르고 정확한 건 없으니까요.” 뭐, 뭐라고요? 유미는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되물을 필요는 없었다. 준혁이 알아서 셔츠 단추를 끌러 내리고 있었으니까. 오,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