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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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무슨 상관이지?” 간단한 저녁을 먹고 차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정말 이 자리가 서먹했다. 차 한 잔을 끝으로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서둘러 헤어지려고 뜨거운 커피를 들이 붓다시피 최대한 속력을 내어 마시고 있는데, 정강이에 뭔가가 부드러운 것이 슬그머니 기어 올라왔다. “헉! 뭐, 뭐 하는 거냐?” 그러잖아도 뜨거운 커피가 식도로 넘어가 점막 한 꺼풀이 홀랑 벗겨질 뻔했다. 흠칫 놀라 피하려는데 끝까지 꿈틀거리고 올라왔다. 힐끔 탁자 아래를 보니 부드러운 발가락이었다. “어차피 즐기려고 나온 거 아냐?” 잘 못 들었나?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뭐라?” “인터넷 채팅을 한 이유가 원나잇스텐드, 부담 없이 즐기고는 손 흔들려고 한 거 아니냐고.” 머리에 쇠똥도 벗겨지지 않았을 것 같은 얼굴로 저리 대담하게 말하다니. 솔직히 말해 정확히 그럴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나오기까지 애초에 그녀가 나이를 적어도 열 살 이상은 속인 것 같았다. 아무리 임관초기 스트레스를 풀자는 흑심을 품고 나왔기로서니, 군 생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원조교제는 염두에 없었고, 도덕적으로 있어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좋은 말 할 때 치워라.” 무서운 눈으로 이를 악물고 이 사이로 말을 뱉었다. “허세 떨지 마. 그럼 이건 뭔데?” 당돌하게 맞받아치는 그녀의 발이 남성의 정점에 도착했다. 그러더니 작은 발이 서슴없이 유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자라는 동물이 몸 따로 머리 따로인 것을 여지없이 증명하며 놈이 고개를 쳐들었다. 얼굴에 열기가 확 쏠렸다. 난감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실내는 어두운 조명과 각자의 수다에 빠진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 “치우라고 했다.” 여자의 발을 잡아 떨쳐내려 했다. 그의 손에 가득 들어오는 발이 의외로 지독히도 떨고 있었다. 작고 야윈 발이었다. 낙운은 실눈을 뜨고 그녀를 보았다. “오늘 밤, 단 한번. 더는 없어. 부탁이야.” 그녀의 눈 속에 가득한 절절함이 이상하게 가슴을 끌었다. 툭, 이성이 끊어졌다. “그래, 오늘 밤, 단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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