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이성과 다른 반응을 하는 자신의 몸이 원망스러워 미칠 것 같았다. “넌 특히 귀가 약했었지.” “읏…….” 결국 견디지 못한 진원의 몸이 부르르 떨리며 휘어졌다. 7년 전과 똑같은 반응. 귀를 애무할 때면 활처럼 탄력적으로 휘어지던 그녀의 몸. 본능적으로 터지는 신음, 그리고 그 본능을 거부하듯 동시에 쏟아지는 고집스러운 소리. ---------------------------------------- 김진원, 네가 7년 전에 죽인 내 아이를 낳아. 죽어서도, 잊지 못할 얼굴. 그의 과거를 송두리째 틀어쥐고서 현재까지도 내내 흔들고 있는 지독한 여자, 진원. 한때 미친 듯이 사랑했고, 그래서 너무도 가여웠고, 결국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여자. 어느 날, 그가 사랑했던 여자는 그의 아이를 지운 채 떠나버리고 만다. 지구 끝까지라도 찾아가서 복수하고 싶었던 여자. 살아 있다면 목숨이 붙어 있을 때까지, 죽었다면 지옥까지라도 쫓아가 망가뜨리고 괴롭히고 싶었던 여자. “겨우 이따위로 살고 있으려고!” 7년 만에 다시 만난 그녀. 하지만 재회는 망가졌다. 돈 때문에 영혼을 팔려고 하는 그녀를 중간에 낚아챈 남자, 태환. “어떤 천박한 짓을 해도 상관없어요. 김준현이 돈만 빌려준다면.” “입 다물어!” “바닥을 길 각오 정도는 하고 왔어요. 비켜요.” “기왕 길 거면 내 밑에서 기어.” 돈이 필요하면 나한테 팔아. 내가 사줄 테니까. 딴 놈한테 널 파는 걸 그냥 보고 있을 순 없어. 오로지 자신만이 가능하다. 7년 전 그녀가 자신의 심장을 짓밟고 떠난 그 날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