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전통 의식주 속에 오롯이 녹아 있던 지혜를 읽어 낸다
서구에서 수입된 현대 과학을 담장 밖의 과학이라고 한다면, 전통 문화 속에서 농익어 온 지혜와 지식을 담장 속의 과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담장 속의 과학과 담장 밖의 과학은 만나야 한다. 몸에 좋다던 음식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고, 몸을 보호하는 의복이 피부 질환을 일으키고, 첨단 아파트에서 독성 물질이 뿜어져 나오는 세상에서 자연과 함께 어울려 살았던 전통 문화의 지혜는 소중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한국인의 의식주에 녹아 있는 삶의 지혜를 과학의 눈으로 읽어 내는 법을 가르쳐 준다. 미생물의 꼬물거리는 움직임을 추적하던 눈으로, 문설주에 박힌 작은 장식에서 깊은 맛을 우려내는 장독대까지 한국인의 의식주를 섬세하게 살피는 생물학자의 이 책은 전통의 삶과 그 시공간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눈을 열어 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담장 속의 과학을 찾아서
1부 마음속에 품은 집
옛마을 찾아가는 길
고샅길을 걸으며
나무를 심는 마음
집이 살아 숨쉰다
생각만 해도 좋은 집
나무와 흙과 짚의 어우러짐
사랑스러운 사랑채
난방과 취사가 만나는 온돌
부엌에는 신(神)이 사신다
마당의 원리
안주인의 그림자
화장실에서 보는 세상
정신 건강에 맞는 집을 찾아서
2부 우리 몸을 채우는 먹을거리
김치를 맛보며 미생물의 힘을 느끼다
미생물과의 끝없는 전쟁
우리 음식의 농익은 맛과 간
김치의 재발견
음식의 갈무리
3부 우리 몸을 감싸안는 옷
빨래에 대한 짧은 고찰
색깔 있는 옷
속옷은 기능성이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옷감
책을 마치며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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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열
서울 대학교 농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기센 대학교에서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막스 플랑크 생화학 연구소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치고 경북 대학교 생명 과학부 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명예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모두들 어렵다고 말하는 과학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권력자』, 『바이러스는 과연 적인가?』, 『보이지 않는 보물』, 『바이러스, 삶과 죽음 사이』, 『미생물의 세계』, 『우리 몸 미생물 이야기』, 『자연의 지배자들』, 『자연을 닮은 생명 이야기』, 『담장 속의 과학』, 『불상에서 걸어나온 사자』, 『토기: 내 마음의 그릇』 등의 책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