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영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오다 노부나가는 두견새를 죽인다고 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두견새가 울게 만든다고 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두견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두견새가 운다.’라고 쓴다. 현실 속의 나는 비루할지언정, 글을 쓰는 나는 왕이고 싶다. 『이에는 이』는 탄력성 가득한 속도의 스토리 전개로 독자들을 만족케 할 작품이다. 주인공 서준영을 둘러싼 인간관계들, 관계가 맞물림에 따라 터져 나오는 절박함, 절박함에서 나오는 독기, 그리고 그 모두를 반전시킬 능력. 이런 요소요소들이 잘 버무려져, 이 장르 문학 시장에 또 하나의 걸출한 작품을 배출해 냈다. 작가 특유의 설득력과 몰입감은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마력을 가졌다. 봇물처럼 시원하게 터지는 문장에 한번 중독되면 약도 없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는 게 유일한 해독제일 뿐이다. 현실과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서준영의 인생은 강한 동질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을 짓누르는 모든 것들을 깨부숴 나가는 모습으로서, 굴레를 빠져나가고 싶다는 독자들의 열망을 자극한다. 그 과정에서 현대 판타지를 읽는 최고의 매력인 대상 행동(Substitute Behavior)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택영 작가의 신작 『이에는 이』를 통해, 또 한 명의 멋진 작가를, 그리고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을 만나 볼 기회를 얻은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