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르파티……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채린은 자신의 운명이 세상에서 가장 지겹고도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그런 운명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그 운명의 굴레가 그녀의 엄마를 빼앗아가고 아빠를 망가뜨렸으며, 그녀의 유년시절을 지옥처럼 물들였지만 채린은 매일 같이 ‘아모르파티’를 되뇌었다. 그렇게라도 마음먹지 않으면 살 수가 없었다. 그녀의 인생을 둘러싸고 있는 그 운명이 너무도 지독하고 잔인했기 때문에, 그렇게라도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지 않으면 맨 땅에 두 발을 딛고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채린은 그 운명을…… 그렇게 다 받아들였다.
“요물에다가, 당차기까지 해. 저 예쁜 여자가.”
서진그룹의 외동아들이자 자신만의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능력 있는 남자, 태준. 그는 남들이 가질 수 없는 걸 다 가졌으며, 모자란 것 없는 인생을 살았다. 여자도 필요하면 얼마든지 취향에 맞게 바꿀 수가 있었다. 그런데 그런 그를 스스로 발광하게 만드는 여자가 나타났다. 이채린……. 정숙하게 생겨서는 주변에 꼬인 남자도 많고 꼬인 일도 많은 복잡한 여잔데, 태준은 자꾸 그녀 앞에서 정신을 놓고 이성을 버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런 자신의 모습이 죽기보다 싫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싫은 건…… 이채린 그녀가 자신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