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딴’ 시리즈의 네 번째 책 『검도: 몸과 마음을 쭉 펴는 시간』은 대학 때 우연히 시작한 취미로 시작한 검도가 퇴근 후 루틴이 되어버린 20년 차 생활 검도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오래도록 함께한 취미에 대한 애정으로 글과 그림으로 검도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작업해온 이소 작가의 첫 에세이다. 도복을 휘날리며 절제된 공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 검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래서인지 도장에는 늘 여자보다는 남자의 수가 많아 함께 수련하고 대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책에는 성별과 나이가 상관없이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는 검도의 세계에 푹 빠져 자연스레 몸과 마음이 단단해진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야근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퇴근 후 도장으로 향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생계를 위해 견디고 나면, 그 이후의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일로 마무리하고 싶어서. 일하면서 쪼그라들었던 나는 도장에 오면 마음을 펴고 기합을 내지를 수 있었다. “이야아아압!” 대련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 거기에는 한쪽에 구겨두었던 자신의 마음이 있다. ‘뭔가를 잘하고 싶다. 이기고 싶다.’ 일할 때는 실수하는 자신에게 관대할 수 없지만, 도장에서만큼은 내가 하는 수련의 성과가 당장 나올 필요는 없었다. 꾸준히 하다 보니 초단을 따고, 그다음에는 2단, 3단. 4단이 된 지금은 5단 심사를 앞두고 있다. 내 속도대로 성장해도 괜찮은, 그 성장한 자신에 대해 스스로 확신하게 되는 감각을 몸으로 깨닫게 해주는 공간에서 나는 찬찬히 삶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_ 「프롤로그 _ 내 속도대로 성장해도 괜찮은 것 하나쯤」 중에서
검도에 대해 사람들이 흔히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답(검도 하면 살 빠지나요? 몸매 예뻐지나요? 팔뚝 두꺼워지나요?), 20년 가까이 다양한 대련과 시합을 경험하며, 검도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를 반복하다 결국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기까지의 과정, 일상에 스며든 검도 정신에 따라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한 사람의 성장기가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콘텐츠 제작 프리랜서 그리고 생활 검도인. 인터뷰, 카드뉴스 등 온라인 기반의 텍스트와 이미지 콘텐츠 제작을 업으로 삼는 프리랜서. 개인 생활에서는 검도 수련을 하는 생활 체육인. 수련 일상을 소재로 글과 그림 작업을 해오고 있다. 도장에서 새 사람을 맞는 문지기 역할을 하지만 사실 낯을 좀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