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예기치 못한 불편한 감정들이 불쑥 찾아든다. 뜨거우면서도 차갑고, 경계가 분명한 것 같으면서도 모호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이 뒤섞인 끈질긴 잡념들. 불쾌하면서도 불편했다. 어린 아이였고, 어린 아이여야 하는데, 그 작은 아이가 어느덧 자라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자가 되었다니. “내 여자가 되고 싶다고? 난 내 여자를 인형처럼 옆에 두고 감상할 생각 없어. 무슨 뜻인지 알아?” 탁중의 눈빛이 점점 더 깊고 뜨거워졌다. 마치 불꽃을 뿜어내듯, 그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성적 에너지에 온몸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 “원하는 대로 해요.” 탁중은 해수를 와락 끌어당겨서 입술을 삼켰다. 뜨거웠다. 마치 입술에 불꽃이 닿는 느낌이었다. 열기에 휩싸인 몸은 금세 후끈 달아올랐다. 허벅지 안쪽에서 뜨끈한 열기가 회오리처럼 끓어올랐다. 다 쏟아 붓고 싶다. 내가 널 얼마나 원했는지, 안고 싶었는지,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널 원하는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 모두 알게 하고 싶었다. 깊어진 욕망은 쌓이고 쌓여 지칠 줄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