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목소리가 부드러웠다.
“내가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겠다고 해서 안심돼? 이 새끼가 어디까지 버티나 장난쳐 보는 것도 아닐 테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는 순간, 덜컹하고 가슴속에서 뭔가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선우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의 눈동자는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몸에서 흘러나오는 열기만큼이나 요동치고 있었다.
“선 넘지 마.”
그렇게 말하고 그가 살짝 웃었다. 그 웃음은 완벽하게 다정해서 오히려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팔 위로 소름이 돋았다.
“넘으면 어떻게 돼요?”
“내가 너 삼켜 버릴 수도 있어.”
일러스트: 알페
저자 - 이리
에로티시즘과 로맨스의 사이를 줄타기 하는 중.
트위터 - @Dobbyisnotfreee
<출간작>
비터문. 검은 천사. 열망. 함정. 길들인 장미. 밤의 야화. 밀실의 페르소나. 더 딥(The Deep). 슬픈 사라. 성홍열(Scarlet Fever). 블루 달리아. 검은 숲. 감금과 구원의 효과. 자정의 B사감. 속죄양. 롤 더 본즈(Roll the Bones). 개를 키워 보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