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가이드버스, 판타지물, 현대물, 재회물, 나이차이, 미인공, 다정공, 능글공, 강공, 초딩공, 절륜공, 미남수, 무심수, 까칠수, 강수, 능력수, 초능력, 인외존재, 외국인, 사건물 ●공: 레이븐 - 사람인 척하지만 사람이 아닌 무언가. 겉모습 21살, 실제 나이 불명. S급 가이드. 지루한 삶 속에서 유일하게 흥미를 일으키는 르노어를 눈에서 뗄 수가 없다. ●수: 르노어 - 29. A급 에스퍼, 팀장. 부모 없이 시설에서 자랐고 군에서 오랫동안 착취당했다. 과거를 전부 잊어버린 그를 자꾸 건드리는 레이븐은 불청객일 뿐이었다. A급 에스퍼로 적당히, 눈에 띄지 않게 살아가는 르노어의 앞에 S급 가이드 레이븐이 나타난다. 어떤 에스퍼와도 매칭률 10%가 넘지 않았다던 레이븐은 보란 듯이 르노어와 98.7% 매칭률을 선보이며 르노어의 전담가이드가 된다. 르노어는 그런 레이븐을 마땅치 않아 하던 중, B급 몬스터 토벌을 가볍게 나갔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고 크게 다치게 된다. 폭주 직전이 된 르노어에게 레이븐은 묘한 말을 흘린다. 그제야 르노어는 레이븐이 과거에 자신이 구했던 소년이었으며, 그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넌, 진짜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네?” 레이븐이 신기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일순 르노어의 창백한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그게, 무슨 뜻이지?” 되묻는 르노어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자신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기시감을, 위화감을 고스란히 들킨 것만 같았다.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들은 기분이었다. “이것 봐. 난 너에 관한 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기억하는데, 넌 전부 잊어버렸잖아. 아! 불공평해.” “지금 무슨 소리를……. 내가 잊어버렸다니?” “조금 서운해지려고 하네, 어쩌지?” 싱글거리는 얼굴로 서운하다고 지껄이는 그의 말을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내가 저 애송이를 잊어버렸다고? 그럴 리가 없다. 저토록 눈에 띄는 생김새를 기억하지 못할 리도 없었고, 독특한 보석 같은 눈동자를 잊어버렸을 리도 없었다. 그런데 애송이는 왜 이렇게 당당하게 아는 척을 하는 걸까? 자신은 또 왜 이렇게 불편한 기시감을 느끼는 것일까? “어쩔 수 없지 뭐. 전부 생각날 때까지 친절하게 하나씩 짚어주는 수밖에.” . “예쁘게 울어 봐, 그때처럼. 전부 삼켜줄 테니까.”
Science fiction & fanta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