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한 제안. 그래, 듣기만 하면 그렇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차 회장의 아들을 모를 때의 이야기다. 천재 피아니스트였던 차혁은 교통사고로 은퇴 후, 알코올, 섹스, 도착에 미쳐 살았다. 그런 인간과 결혼을 하라고? *** “뭐긴, 당신 남편이지.” 내 남편.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알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 보고 있죠? 할 말 있나요?” “임신했을 것 같아?”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나는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그는 막 일어났는지 게으른 고양이처럼 나른한 표정이었다. 살짝 미소 짓는 듯한 뇌쇄적인 입술 라인은 관능적인 퇴폐미가 흘렀고, 묘하게 설레게 하는 소년미까지. 이 남자는 뭐지? 야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존재 그 자체만으로 성감대라는 소문이 과장된 게 아니었다. 이렇게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보고 있으니 내 심장이 천둥처럼 쿵쿵 울렸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내가 지금 막 일어나서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네요. 커피나 마시고 이야기해요. 그만 좀 비켜 줄래요?” 나는 시트 안에 벌거벗고 있는 내 몸이 창피해서 그를 얼른 쫓아내고 옷부터 입고 싶은 심정이 간절했다. “이야기 같은 건 내 관심사가 아니라고 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