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봐, 아저씨.” 팔딱거리는 민서의 심장소리가 손을 통해 고스란히 들려왔다. 이겸의 가슴이 아려왔다. 심장이 고통스럽게 뛰었다. 그동안 그녀를 키우며 지켜왔던 마음들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으니까. 우스운 존재가 되었다. 더 우스워져야, 네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면 나는, 이제 나는 ……어쩔 도리가 없다.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흘렀을까. 어느새 커버린 이민서. 그래서 슬픈, 너. 이겸은 절망을 담은 한숨을 흐리게 흘리고는 그녀의 동그란 이마에 입을 맞췄다. 입술은 다시 가볍게 떨고 있는 긴 속눈썹 위를 지나 부드럽게 뻗은 코를 지나 입술로 향했다. 민서는 오늘에야 살해당한 아버지 배후에 있는 이겸에게 완벽한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감격스러움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지만, 눈으로 울지 않았다. 마음으로 울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당신에게 절대 잊힐 수 없는 감각으로 남고 싶다. 당신의 눈에 나를 담기를. 당신의 코끝에 내 향기를 머금길 당신의 입술로 나를 음미하길. 당신의 온몸으로 나를 느끼길. 그러니까 어디 어느 곳 하나 빠뜨리지 않고 나를 아저씨에게 새겨. 당신의 전부가 되어, 당신을 버릴 테니까. 아저씨는 이런 나를 기억하며 고통 받아야 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