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소설 속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는 게 낫겠다.’ 과로에 지친 상태에서 그런 정신 나간 소원을 빈 게 잘못이었을까. 정말로 생전에 읽던 판타지 소설 에서 다시 태어나 버렸다. 멋진 언니, 귀여운 동생, 착한 소꿉친구를 가진 평범한 레이디가 바란 것은 오직 하나. 기왕이면 단 한 번이라도 최애캐를 실물로 보고 싶었을 뿐인데. “나와 결혼해 주시오, 데블랑 영애.” 천 편이 넘도록 주인공을 괴롭히던 미친 악역이 결투. 아니, 결혼 신청장을 보내왔다. “싫으면 밀어내. 날 걷어차도 괜찮으니까.” “식사 말고, 내가 먹고 싶은 건 따로 있는데.” 지나치리만치 나에게 푹 빠져 버린 최애캐의 모습이 어째 심히 낯설다. “날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었나?” 좋아하는데, 정말로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 얼떨결에 계를 타 버린 레이디 프리지아의 좌충우돌 신혼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