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 혹시, 나랑 만난 적 있습니까?” 늦은 밤, 푹 눌러쓴 모자와 짙은 색 옷차림. 자신을 꽁꽁 숨긴 채 묻는 그의 말에 아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건 무슨 신박한 개소리야.’ 그런데……. 세상에나. 그 남자, 조물주 위에 계신다는 건물주였다. 그것도 옆집에 사는. “민폐가 컨셉인가.” 만났다하면 주아인에게 사고를 일으키는 남자 공지우. 그의 곁에서 아인은 도망치려고 했다. 그런데……. “꽁주님……?” 27년 주아인 인생, 지 팔자 지가 제대로 꼬았다. “꽁주님!” 그의 단단한 품에 코를 묻고서 깨달았다. 술보다 그에게 취했다는 걸. 미리보기 “고개를 꺾어야만 닿는 시선과 햇빛을 하도 안 봐서 잡티 하나 없이 뽀얀 얼굴, 거기에 대조되는 붉은 빛 입술에 서양인이 떠오르는 높은 콧대와 날카로운 콧날……. 아 오른쪽 눈밑에 작은 점이 있었으면 좋겠…….” 말을 잇다가 갑작스럽게 귀가 빨개지며 고개를 크게 저었다. “지금까지 말한 반대요!” “……네?” 사실 그녀가 말한 모든 것들은 지우를 나타내고 있으니.“시, 시선을 마주치는 걸 좋아해요! 키는 175 이상은 절대 불가. 눈은 쌍커플이 진한 남자를 좋아하고 피부는 구릿빛이다 못해 누래야 하고 또……. 뱃살은 사람의 인격이라고 하잖아요? 아주 푸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냥! 아담하시고 똥똥하셔서 귀여우신 분!” “……네네.” “좋아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