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라도 한다고 했었나?”
“…….”
“내가 사지. 네 절실함.”
이맛살을 찌푸리는 하진의 얼굴이 고스란히 창에 비쳤다. 뜬금없는 그의 제안이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얼마면 돼?”
“최대한 많이 줘.”
훅 하고 도준은 급히 숨을 들이켜며 험악하게 입매를 비틀었다. 하진이 이처럼 쉽게 받아들일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감당할 수나 있겠어?”
이맛살을 찌푸린 얼굴로 하진은 도준을 노려보았다.
윤도준. 네가 어떻게 알아?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다 가졌을 네가 밑바닥에 주저앉은 사람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박한 심정을 어떻게 알아.
“무슨 이유로 이런 제안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상관없어. 기꺼이 받아들일게. 대신 최고로 쳐줘. 네가 사는 세계에 흔하디흔한 스폰서에 관한 소문은 익히 들어왔어. 얼마나 많은 돈이 오고 가는지 모르지만 최고로 쳐줄 거라 믿어. 다른 사람도 아닌 국제 그룹의 고귀한 황태자 윤도준이니까.”
윤주(붉은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