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한 짓을 하고 있으면서 순진하게 반응하는 이 얼굴이 좋았다.
“처음에는 서툴더니 잘한다고요.”
잘한다는 칭찬은 그를 잘 흥분시킨다는 칭찬만이 아니었다.
경영 지원실 대외협력팀 대리 윤소정은 뭐든 잘했다.
제 수식어가 좀 꼴사납나.
성을 버린 패륜아. 남자에 미친 모친을 둔 놈. 아등바등해 봤자 본질은 굴러들어 온 돌.
강무혁의 대외적인 평가가 좋아졌다면 모두 윤소정의 능력 덕분이었다.
여자는 제가 뭘 말하든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뛰어난 답안을 갖고 왔다.
잠자리에서마저도 애타는 음성으로 저를 달갑게 했다.
그렇게 1년, 여자는 다시금 똑똑하게 그를 자극했다.
더 이상 못하게 되었다고, 이유가 결혼이라던가.
“이 짓도 이제 마지막인데 확실하게 해 줘야지.”
“이런 놈인 줄 알고 있었잖아. 새삼스럽게.”
무혁은 그런 교만한 눈으로 소정을 내려다보았다.
“바뀌는 게 사람 마음이라. 생각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요.”
“…….”
“결혼한 후에도 상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