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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이지? 십 년쯤 됐나? 많이 예뻐졌는데?” “오랜만이다, 윤주원.” “오랜만인 걸 알기는 하나 보군.” “세상이 좁긴 좁구나.” 십 년 만에 우연히 마주친 주원과 일령. 대학시절 그들은 선후배 사이였고 사랑하는 사이였다 어느 날 한마디 말도 없이 일령이 종적을 감춰 버렸다. 일령의 증발 후 미친놈, 폐인처럼 살았던 주원이 일령과 마주친 것이다. 십년 동안 그리움과 죽이고 싶게 밉던 감정이 교차했던 주원. 이제는 일령을 털어내려 하지만 십 년 전처럼 그녀를 사랑하는 감정만 커져가고, 우연처럼 가장해 일령의 주위를 맴도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네 안에 날 집어넣어도 이렇게 신음할 건가?” “아아!” “대답해 봐. 네 안에 날 밀어 넣으면 지금처럼 신음할 거야?” “아, 제발, 아윽!” 상체를 앞으로 숙인 일령이 부들부들 떨며 두 팔로 주원의 팔을 움켜쥐었다. 감당할 수 없는 자극이 그의 손가락이 닿은 곳에서 불꽃처럼 터지고 있었다. “하윽, 아윽…….” 그는 번쩍 안아든 일령을 던지듯 소파에 눕혔다. 두려움과 기대로 들썩거리는 그녀의 가슴을 내려다보며 주원은 입고 있는 옷을 단숨에 벗었다. “하윽!” 발목을 두 손으로 꼭 잡은 그가 살갗을 찢는 것 같은 강렬한 고통과 함께 밀려들어오는 순간 일령은 입을 크게 벌린 채 큰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주원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그녀의 눈가에 입을 맞추었다. “아파?” “아니.” 일령이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한껏 찡그려진 얼굴은 그녀가 하는 말이 절반의 진실이라고 말해주었다. 주원은 쥐고 있던 발목을 놓고 가쁜 숨을 내쉬는 일령의 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으응, 으응…….” 긴장됐던 몸이 부드러운 애무에 이내 이완되기 시작했고 그의 손길은 일령의 감각을 구름 위로 날게 했다. 그녀는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이는 주원의 등을 두 손으로 끌어안았다. 천천히, 천천히 밀려들어왔다 밀려나가는 그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느낌이 차츰 갈망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일령은 그런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속도를 내는 그의 허리를 한 쪽 허벅지로 감싸 안았다. “아윽, 아흑, 하아, 하아…….” 그녀의 손끝이 격렬하게 주원의 등을 할퀴기 시작했다. 목젖까지 차오르는 쾌감을 감당하지 못한 채 일령은 난생 처음 완전한 무아(無我)를 경험하는 중이었다. 눈가를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도 의식하지 못한 채 일령은 적극적으로 그에게 매달렸다. 그는 길들여질 수 없는 야생마였고, 검은 욕정을 날카로운 이와 발톱에 새긴 자칼이었다. 땀으로 흥건해진 주원의 등 근육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아아악!” 주원은 절정의 찰나를 연거푸 경험하는 일령의 아랫배를 손바닥으로 누른 채 깊숙이 그 자신을 밀어 넣었다. “하아악!” 경련을 하듯 바르작거리는 일령의 속살이 그의 남성을 힘껏 움켜쥐었다. 그 때마다 주원은 사력을 다해 인내심을 발휘했다. 구슬방울 같은 땀이 그의 뺨과 눈가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그는 아플 정도로 세게 등을 할퀴어대는 일령의 등을 두 손으로 들어 올린 채 마지막 순간을 위해 인내한 열정을 쏟아 부었다. “하윽!” 찢어질 것 같은 허스키한 교성을 내지르며 일령이 부들부들 온 몸을 떨었다. 무섭도록 경련하는 그녀의 속살을 느끼며 주원 역시 아득한 절정의 늪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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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부는 바람이 좋다. 촉촉하게 내리는 비가 좋다. 비가 내리는 밤, 자판을 두드리며 글을 쓰는 일이 참 좋다. 출간작 : [절정] [밀애] [그 겨울, 열병으로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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