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 왕과 세 딸 이야기는 고대 영국의 신화나 영국의 초기 역사에 대한 기록들에 자주 등장한다. 가장 잘 알려진 출전은 라파엘 홀린셰드(Raphael Holinshed)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연대기(The Chronicles of England, Scotland, and Ireland)≫(1577)에 나오는 레어(Leir) 왕의 이야기다. 레어 왕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 이야기와 거의 유사하지만, 결말은 비극이 아니다. 또 다른 출전은 1594년 로즈 극장에서 공연된 기록이 남아 있는 작자 미상의 <레어 왕과 세 딸의 연대기(The True Chronicle History of King Leir and his three daughters)>라는 극작품이다. 이러한 출전들을 토대로 셰익스피어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황야에서 리어가 실성하는 장면, 리어가 추방한 헌신적인 인물인 켄트, 리어의 실상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어릿광대, 간신배 오즈월드 등과 같은 독창적인 인물이나 상황을 창조해 낸다. 덧붙여 또 다른 출전에서 글로스터와 두 아들의 이야기를 빌려와 리어의 이야기와 병치시키는 이중 플롯 구조를 만들어냈다. 특히 극의 결말을 교살되는 코딜리아와 이에 절망해서 숨을 끊는 리어 이야기로 맺어 매우 조직적이고 독창적인 비극을 창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