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살던 세계에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 "그러니까..이곳 나라 말로 결혼을 약속한 정인이 있습니다..차마 그 사람을 두고...." 나이가 몇 살인지 이름은 또 무엇인지 그저 왕이라는 것만 알고 있는 남자는 내 말에 생각을 선뜻 알 수 없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잡힌 손을 얼마든지 뿌리칠 수 있어 간절한 시선으로 마주하자 얼마나 지금 가까이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작아도 잘 들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이미 그자에게 안긴 몸인가?" 왕의 질문이 무엇을 의도하는지 알고 싶었다. 만약 그렇다고 하면 날 더 이상 안을 수 없으니 그만둬줄까? 아니면 안긴 경험이 있기에 더 안으려들까? 잠깐 갈등을 했지만 또 거짓을 고할 거냐며 쇳소리를 낼까 고개를 가로저었다. "..없습니다." "혼인 전까지 지켜준 것인가?" "...네" "멍청할 만큼 지고지순하구나." "......" "아쉽게도 내겐 그런 부분이 없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