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ㅇㅇ초등학교 3학년 김세나입니다. 김우진 오빠 동생이에요.” 제 오빠 뒤로 몸을 숨긴 세나는 고개만 빼꼼 내민 채 제 소개를 했다. 낯가림이 심하지만, 우진이 옆에 있다고 나름 용기를 냈다. “안녕, xx고등학교 1학년 선우재민. 김우진 친구야.” 커다란 몸을 접어 겨우 세나의 눈높이에 맞춘 재민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반달 모양으로 눈이 접히자, 처음 날 선 인상이 조금은 누그러진다. 무서워하며 우물쭈물하던 것도 잊고, 세나는 멍한 얼굴로 손을 올렸다. 커다란 손 위에 그 절반도 되지 않는 손이 꼼지락거리며 겹쳐졌다. 재민과의 첫 만남이었다. 이후 부모님과도 친해진 재민은 우진과 세나 집을 제집 드나들 듯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재민은 거의 세나의 둘째 오빠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재민으로선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황당할까. “오빠, 나랑 섹스 한 번만 해주라.” 재민은 마시던 물을 그대로 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