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미치게 하는 데 도가 텄네.” 6년 전 사라진 강건후가 나타났다. 엄마의 장례식장에. 다시 만난 그는 손끝이 저릿할 만큼 완벽한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룻밤만 유효한 관계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은서는 두 사람의 일을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했다. “헷갈리게 하지 마세요. 약속 어길 것처럼 굴지 마시라고요.” “쌍방의 약속이라고 생각했다면, 난 그 약속 지킬 생각 없어.” “상무님.” “앞으로도.” 통보처럼 말을 뱉은 건후는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 “내가 그러기로 정했으니 너도 감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