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다섯 살 때 전생을 자각했다.
동시에 이 세계가 로판 속의 세상이라는 것도.
이대로 원작의 주디에스더처럼
남주에게 버림받는 비극적인 인생을 살 수는 없다.
남주인 리하르트와 엮이지 않으려 무던히 애를 썼다.
그랬는데,
“왜…….”
이 남자가 알몸으로 내 옆에 누워있는 걸까?
그의 사랑과 집착에 혼란스럽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날 볼 때마다 이리 떠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단 말이지.”
당신은 절 죽여요.
남자주인공에게 죽임을 당하는 악녀가 바로 저거든요.
그것이 저와 당신의 운명.
이 세계의 설정값.
그것을 당신이, 아니 우리가 바꿀 수 있을까요?
“주디, 이젠 도망가고 싶어도 못 가. 내가 이 세계 끝까지 쫓아가서 잡을 테니까.”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위험한 당신의 품에 안겨들어.
《왕자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