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두에게 대역죄인이 되어 있었다.
“실망이야. 아리아.”
“힐먼. 그게 아니…….”
“성녀님께서 찾으시니, 이만 가보겠어.”
나의 무고를 주장하자 내 약혼자는 성녀를 모함했다는 이유로 나를 업신여겼다.
억울한 오명이다.
동생은 제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 나에게 보란 듯 투정을 부린 것뿐인데 세기의 악녀라는 듯 사람들은 내게 손가락질을 했다.
“성녀님의 부탁하나 좀 들어주면 어때서.”
“언니가 아주 못되었어요.”
모두가 나를 악녀로 몰아가는 상황에, 나는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
까짓거, 기꺼이 악녀로 살아 주지.
“그래. 우리 파혼해. 다시는 날 찾지 마.”
약혼자를 버리고.
“안녕히 계세요. 아버지.”
가족도 버렸다.
그렇게 악녀로서 자유를 만끽하려는데 성녀에게 나타나야 할 치유력이, 완전히 내게 나타났다.
게다가 동생의 치유력이 말끔히 사라졌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는데…….
온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