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정, 태윤 그룹의 유일한 상속녀.
달처럼 조용하게 살고 싶은 그녀가 던진 마지막 카드, 차강호와의 ‘결혼’.
“난 그쪽하고 결혼 안 해. 태윤의 개가 될 생각은 없으니까.”
차강호, 태윤 그룹을 탐내는 맹수.
태양처럼 뜨거운 그에게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인 ‘서유정’.
유정의 미간이 꿈틀, 찌푸려졌다.
“개?”
“당신과 결혼해서 태윤의 사위가 된 후엔 당신 아버지, 서 회장이 나를 개처럼 부리고 이용하려고 하겠지. 내가 아무리 능력이 있다고 한들 피도 안 섞인 내게 태윤을 넘길 리 만무하지. 결국 난 당신을 경영에 참여시키는 개가 되거나 태윤 그룹의 소중한 공주님을 지키는 충성스러운 개로 일생을 썩을 수도 있다는 말이지. 당신과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되면 말이야.”
그가 다시 몸을 세우고 숟가락을 들었다.
“난 아무리 큰 집이라도 그 집을 지키는 개가 되긴 싫거든.”
차강호가 그녀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게 내가 당신과 결혼할 수 없는 이유야.”
오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