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아를 향한 마음쯤이야 영원히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술김에 이루어진 하룻밤이 모든 걸 망쳤다.
“나 우희야, 우희……라고!”
“…….”
“네 친구, 우희…… 이거 놓고 일단. 흐.”
나는 척추를 가르며 들어오는 성기에 비명을 내질렀다.
경계를 넘어선 최초의 그 밤, 우리의 열아홉이 손쓸 틈도 없이 부서졌다.
내 미숙하고 어설픈 첫사랑도 함께였다.
*
“넌 꼭 맞아야 말을 듣는 것 같아.”
“……흐.”
“손 참 많이 간다니까. 귀찮게.”
찰나 같은 다정함과 끔찍한 폭력으로 내 발목을 칭칭 옭아맨 권노아.
“노아야. 나, 나 이제 너 안 좋아하는…….”
너 안 좋아하는 것 같아.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권노아는 사근사근한 손길로 내 입을 막았다.
“아프게 하는 거 싫다며. 다정한 게 좋고.”
“…….”
“내가 잘해 줄게. 그러니까 같이 지내.”
오로지